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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볼 수 없었던 미얀마의 미소’···미얀마 현대회화 8인 개인전 <2018.08.30>
· 작성일|19-10-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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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란 나라의 이름을 듣고 가장 먼저 머리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다지 밝지 않다. 군사독재, 아웅산 수치, 로힝야 탄압 등이 먼저 생각난다. 미얀마는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오랜 식민지배를 거쳐 독립했고, 이후에는 군사독재에 시달렸다. 2011년 개혁개방 정책이 실시된 이후에도 정국은 여전히 불안하다. 버마족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130여개 소수민족과의 갈등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도 같다.


이런 상황에서 미얀마의 화가들은 어떤 그림을 그렸을까. 다음달 12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미소의 땅 미얀마, 관계의 미학을 키우다’전에서 그 한토막을 볼 수 있다. 미얀마의 현대회화 작가 8명의 작품 50여점이 한국으로 온다.


이번 전시는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2015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국제문화교류전의 일환이다. 재단은 2015년에는 베트남, 2016년 인도네시아, 지난해 태국의 현대미술 작가들을 한국에 소개했다.


일반 전시에 앞서 재단이 언론에 공개한 그림들은 생각보다 밝고 따뜻하다. 그림만 봐서는 미얀마의 가슴 아픈 과거나 복잡한 현대사를 알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인물과 풍경이 중심이고, ‘평화와 자비로움’이 담겨있다. 심지어 전시의 제목에는 ‘미소의 땅’이란 표현도 들어간다.


재단이 대표작가라고 소개한 민웨웅은 스님들의 행렬 뒷 모습을 주로 그렸다. 이번 전시 기획을 맡은 심상용 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 교수는 “질서정연하지만 어떤 강제나 강요도 하지 않는 부드러운 행렬”이라며 “등을 진 채 걸어가는 것은 관객을 그 행렬의 일원으로 초대하는 미적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모뇨는 아예 사람을 하나도 등장시키지 않고 풍경만을 수채화로 그렸다. 주로 불교 사원이 중심에 있는 모뇨의 그림을 보면 ‘아름답다’는 말 외에는 다른 어떤 생각도 잘 나지 않는다. 심 교수는 “나무, 하늘, 집, 길이 꼭 필요한 만큼만 존재하는 세상을 수채화 기법으로 최적의 상태로 희석해 그려 명상적인 풍경화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틴윈은 주로 소수민족들의 ‘얼굴’을 그렸다. 미얀마의 전통미술, 그 중에서도 벽화에 기초한 사실주의를 추구했다고 한다. 이렇게 그린 소수민족 사람들 얼굴에도 주름살은 깊지만 미소가 깃들어 있다. 녹록치 않은 삶의 흔적 속에서도 부처님의 얼굴을 하고 있다.



그나마 산민의 그림에서는 미얀마의 실제 모습이 조금 드러난다. 산민은 군사독재 치하에 있던 1975년 사회적, 정치적 이슈를 다룬 전시회를 기획하다가 3년간 감옥에 갇혔다. 이후에도 한동안 작품을 그리지 못하다 간신히 다시 붓을 잡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전시에 나오는 ‘악마들’이나 ‘문화파괴자’ ‘그들은 감옥에 산다’ 등은 ‘무력한 현대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자세히보면 미얀마의 불안한 정치 상황이 읽히기도 한다.


미얀마 화가들이 정치·사회 상황을 반영한 그림을 아예 그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 1990년대부터는 지속적으로 ‘저항작가’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 여전히 ‘검열’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2012년 이후부터는 조금씩 ‘표현의 자유’가 진전되고 있다고도 한다.


심 교수는 “이번 전시의 취지는 처음으로 미얀마의 예술을 소개하는데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미얀마를 조망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너무 민감한 작품들은 기획단계에서 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미얀마 사회가 어둡고 힘든 측면이 있었고 그것에 반동하는 강한 정서적 기조가 있었다”며 “미얀마 인구의 90% 이상이 소승불교라 삶속에서 부처의 메시지를 실천하려는 모습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전시에서 미얀마의 모습을 ‘절반’만 볼 수 있다는 것에는 계속 아쉬움이 남는다. 전시기간 역시 꼭 일주일 뿐이다. 그중 다행으로 입장료는 무료다.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8301031001&code=960202